KIAF 2013 – 유진갤러리

KIAF 2013

[KIAF/13 The 12th Korea International Art Fair]

Exhibition Date: 2013.10.03 ~ 2013.10.07

Artists: 강준영, 곽철, 김유정, 김재용, Damien Hirst, Feng Zhangjie, Marc Quinn, Melodie Provenzano, Stanly Casselmen

이번 KIAF 전시에는 국내외의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한국과 독일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유럽 미술계의 중심인 독일이 주빈국으로 나섰다. 독일에서는 14개의 갤러리가 참여하였다.

총 15개국 183개 갤러리가 참여하고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 3,000여 점을 전시 판매한다.

유진갤러리는 YBA (Young British Artists)의 대표주자인 Damien Hirst와 Marc Quinn의 작품과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평정지의 작품, 인간의 내면 갈등을 여성의 인체로 표현하는 영 아티스트군 곽철 작가, 일상생활의 감정을 텍스트로 표현하는 강준영 작가, 뉴욕의 유명 인사들의 사랑을 받고 급부상하고 있는 작가, Stanly Casslmen, Melodie Provenzano, 김재용 작가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강준영

No Place like Home

거친 붓 터치지만 분명 가녀린 꽃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손가락으로 반질반질 문지른 여백은 꽃을 보고 설레는 마음 같기도 하다. 그림 속의 꽃이 말을 할 줄 안다면 꼭 저 말을 했을 것만 같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어요”라니. 꽃잎이 상하지 않는다면 으스러지도록 안아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말이다.
강준영은 나이 서른이 훌쩍 넘고 나서야 꽃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태어나 처음 먹어본 맛있는 요리처럼 그는 요새 꽃이 그렇다. 꽃을 보러 갔다가 그 아름다움에 심취해 작업실에 돌아오자마자 이 그림을 그렸다. 꽃을 잘 그리고 싶어 사랑에 관련된 영화를 찾아보고 음악도 듣는다. 로맨틱 영화는 살면서 한 편도 보지 않았는데 요즘은 보면서 가끔 눈물도 흘린다. 사실 아직도 그런 자신이 낯설기만 하다. 남성 호르몬이 충만했던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면 지금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예고 없이 찾아온 터닝 포인트와 종교는 그에게 또 다른 인생을 선물했다. 그 경험에 보답이라도 하듯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그린다. 진정 사랑하는 마음에서 연유한 그림이라 그런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고 자꾸자꾸 보고 싶다. 마치 사랑하는 그 사람처럼.

– 최수정 기자

곽철

Female Hero

멋진 초능력과 아름다움, 화려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내면에는 그 누구도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어둠이 가득한 존재가 바로 작품의 주인공이다.
인간은 극도로 진화한 동물이라 슬퍼도 웃을 수 있고 기뻐도 무표정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마치 벽을 타고 빌딩 숲을 단숨에 오갈 수 있는 초능력처럼 말이다.
여성의 이미지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 그리고 여성이 가지고 있는 선은 세상 어떤 것 보다 아름답다.
한껏 치장하고 멋을 낸 화려하고 아름다운 겉모습은 역설적으로 내면을 더욱 부각시켜 주고 강하지만 여린 그 모습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대변해 준다.
언제나 나의 작업에 주된 관심사는 인간의 내면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고통과 슬픔, 가면을 쓴 듯 그 것을 감추고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과 외면의 끝없는 갈등을 보여주는 그녀는 Female Hero이다.

– 작가노트 중에서

김유정

화분이 있는 풍경

김유정은 프레스코기법으로 자신의 일상에 자리한 식물/화분을 재현했다. 단색의 색감은 부드러운 음영의 조화를 통해 은은하게 일상의 한 장면을 부감시킨다.
꽃이 아니라 초록의 잎사귀들만이 무성하거나 파리하게 달라붙은 모습들이다.
베란다 창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거나 허공에 매달려있는가 하면 위에서 내려다 본 조감의 시선에 의해 비슷비슷하고 유사한 화분들이 복수로 배열되어 있다.
그 화분은 작가의 내면을 반영하는 매개들이고 그것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이입과 등가적 관계 속에서 자리한다. 화분은 작가의 분신이자 현실계의 은유인 셈이다.
그것은 “불안정하고 때론 위태롭기도 한 삶의 알레고리, 자신의 존재가 타인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것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며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한 불안한 심리에 관한 은유적 표현”(작가노트)이라고 한다. 동시에 그런 알레고리를 지닌 화분을 표현하는 기법 역시 그와 궤를 같이 한다.
전통적 프레스코기법이란 회벽이 마르기 전에 안료로 채색하여 이를 고착하는 것이다. 작가는 그와 함께 표면에 스크래치를 일으켜 생긴 음각의 선들을 각인한다.
그 상처는 표면에 폭력적 행위를 가하여 생긴 자취로서 이는 결국 작가의 불안한 심리나 내면의 상처, 여전히 남아있는 외상에 대한 은유적 표현인 셈이다.

섬세한 감수성으로 일상의 대상을 대하는 작가의 시선에, 어느 날 화분이 걸려들었다. 감수성sensibility이란 신체적인 감각이나 감각적인 인식을 지칭한다.
감수성은 예술분야에서 미적 감성과 관련해 무척 중요한 용어이다. 흔히 감수성은 합리성이나 지성뿐만 아니라 도덕성과도 구별 가능한 특정 영역의 흥미와 반응을 식별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이는 또한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호소하는 인간적인 영역을 나타내는 중요한 단서이다. 결국 감수성이란 예술이 태어나는 원천이자 예술을 수용하는 매개 구실을 한다.
김유정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일종의 정신적 감수성과 물질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는 감수성과 그 감수성이 작동하는 원천인 자기 몸 밖의 대상이 만나서 이루는 세계가 그녀의 작품을 규정한다.
쉽게 말해 그녀는 어느 날 우연히 화분 하나를 통해서 감정이 일고 감수성이 싹텄던 것이다. 무엇인가 설명할 수 없는 찡한 것이 그대로 다가와 박혀버렸던 것이다.
화분에 담긴 식물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고 이 삶에 대한 여러 생각이 겹쳐 파문을 지었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화초들이 엇비슷한 화분에 담겨있다.
이 획일적인 화분에서 동일한 틀, 거푸집이 떠올랐고 그 안에서 자라고 보살핌을 받거나 버려지는 식물의 삶에서 그와 유사한 생애를 사는 인간들의 초상이 오버랩 된 것이다.
도시의 일상 속에서 가축화되고 관리되는 자연인 이 식물, 특히 화분이란 틀에 갇혀 완상되는 존재들이 결국 그곳으로부터 부단한 일탈을 꿈꾸거나 자연 속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김재용

김재용 작가노트

오랜 시간 서울을 떠나, 향수에 젖은 체 미국에 살면서, 언제나 집이 그립다. 그러나 정작 한국 집에 있으면 다시 뉴욕 작업실에 가고 싶고 뉴욕 작업실에 있으면 한국 집에 가고 싶다.
그 때문인지 나에겐 어딜 가도 집이 없는 듯하다. 내가 안식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바로 몸이 부서져라 흘리며 작품을 만들 때, 그 행동(act)을 할 때 나는 가장 편안하다.
나에게 집, 또는 안식처는(sanctuary) 동경에 대상이라서 그런지 어느덧 나에게 명사가 아니 동사가 된듯하다. 집이 등에 지고 어디론가 안식처를 찾아 천천히 기어가는 달팽이처럼 나는 작업을 하고 살아가기에 지난 12년 동안 나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거울이 되어 주었다.
내 마음속에 안식처와 평화롭게 살고 싶어하는 갈망의 재해석의 잔여물이 해학적인 달팽이 시리즈 작업으로 인해 위로된다.

Damien Hirst

YBA(Young British Artists)의 대표주자 데미안 허스트는 미술계뿐 아니라 대중매체의 스타로 떠올라 ‘미스터 데스 (Mr. Death)’, ‘악마의 자식(devil child)’, ‘무서운 아이(enfant terrible), ‘컬트 조각가’, ‘잔혹한 현대작가’ 등등 수많은 수식어가 뒤따른다.
허스트의 작품 의도에는 다분히 과대 선전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방법은, 죽음 속에 숨어 있는 지독한 아름다움,그리고 아름다움에 내재되어 있는 불가피한 부패를 묘사하는 미술을 목격하는 것이다.
본능을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시각적인 도전을 성취해냄으로써 허스트는 동시대 미술가 중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미술가이다.

KIAF에 전시한 화려한 색의 도트들을 찍은 작품은 dots series의 일부로 인간이 먹는 신경안정제의 다양한 색상들로 만든 것이며 약의 중독된 환각상태를 알록달록한 둥근 점으로 표현한 도트 페인팅이다.

18세기 실제 해골에 총 8,601개의 다이아몬드로 둘러싼 작품, ‘For the love of God’는 940억 원에 낙찰된 이 작품을 통해 생존 작가로서 최고가의 작품 기록을 세웠고, 세계적인 미술 평론가 Rudi Fuchs는 ‘For the Love of God’을 ‘해골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곧 죽음을 상징하지만, 그가 만든 다이아몬드 해골은 슬프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죽음을 하나의 아름다운 장관으로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Feng Zhengjie

China Woman 중국여인

“나의 화면 속 인물들은 서구의 물질문화를 쫓으며 사는 현대인을 표현한 것이지만, 나는 이들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반드시 자신을 찾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 일련의 작품들을 ‘중국 초상’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평정지에

물질만능 사회 속에 겪는 현대 중국인의 정신적 혼란과 위기감을 전통민화와 광고화 양식을 차용하여 팝적으로 형상화 시킨 작업이다.
붉은 입술과 돌아가는 눈동자,강렬하고 화려한 화면 위에 마력을 내뿜으며 유혹하는 여인들,그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속에 현대 중국인의 정신적 방황과 불안감이 느껴진다.
현대소비 사회와 대중사회에서 강요하는 성적 대상의 여성성을 작가는 붉은 입술과 표독해 보이는 눈빛으로 표현 하였고,성적 대상화된 여성상이 지배하는
현대 소비사회의 천박함과 대중문화를 팝적인 회화 형상으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Marc Quinn

Flower Paintings

YBA(Young British Artists)작가 마크퀸은 2007년부터 꽃을 주제로 연작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크퀸은 사고 싶은 모든 꽃들을 단 한 번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왜 불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런 생각들은 끊임없이 자연의 한계를 재형성하려고 하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임을 깨달았다.
극사실적인 묘사와 높은 채도의 강렬한 색채로 관객들은 화려함에 매료된다. 마크퀸의 작품에서 보이는 거대한 꽃은 서정적이라기 보단 인공적이고 자연스럽지 못하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화려한 식물과 꽃의 관능적 특성을 강조하였고 야생의 이미지들을 떠오르게 한다.
선명한 색을 위해 계절마다 피는 시기가 다른 각기 각색의 꽃들을 구입하여 꽃들을
얼린 후, 사진촬영을 통하여 그림을 그렸고 꽃과 과일을 추가로 그려가며 대담하고 독특한 작품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과 인간관계를 반영한 것이다.
마크 퀸의 작품은 여러 계절의 꽃과 과일이 공존하면서 계절의 혼재로 새로운 시공간이 창조되었다. 그리고 작가는 자연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작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Melodie Provenzano

Melodie Provenzano는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녀는 일상생활에서 그녀가 본 사물들, 유리, 플라스틱, 장난감, 도자기, 인형 등 다양한 미니어처들을 중간에 수정 과정 없이 물 흐르듯이 스케치하고 극사실적으로 표현하며 엄청난 집중력의 작업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Stanley Casselman은 뉴욕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다.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위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습관들이 작가에게 무한한 사고를 포옹하는 경로를 열어주었고 작가 스스로 탐구하고 겸손해지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Stanley Casselman

작가는 완벽한 논리인 순수한 추상적 개념을 찾는 유일한 장소를 통해서 미지의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분투하는 창조적 과정을 깊은 카타르시스의 자연과 결합했다.
그리고 작가는 추상적인 언어를 온전히 자신만의 표현 요소로 삼아 작가의 개성을 나타냈다. 추상적인 언어(시간, 공간, 자각, 의식에 대한 진실)의 색과 선의 형태로 전통적 시각으로부터 벗어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적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작가가 특수 제작한 긴 붓으로 페인트를 캔버스에 더하고 칠하고 밀어내는 수많은 반복적인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한다.
반복성과 시간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작가의 자유분방한 붓 터치로 시 공간을 초월하는 수신의 과정을 표현하고 거기에 더 나아가 영원성의 개념으로 확장되어진다. 또한 작가는 반복적인 작업 통해서 새로운 조화와 진정성을 추구 하고 있다.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들, 그리고 작가가 말하는 추상적인 언어들은 결코 무의미하고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2019-01-08T06:00:54+00:00